
전남 남해안이 거대한 변화의 서막을 열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2000여개의 섬, 리아스식 해안이 빚어낸 절경, 그리고 역사와 예술이 켜켜이 쌓인 이 공간이 이제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날 채비를 마쳤다.
점처럼 흩어져 있던 자원을 하나의 축으로 묶고 길과 바다, 도시와 섬을 연결해 새로운 성장의 지도를 그리겠다는 전남도의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를 통해 서울에 편중된 관광 구조를 깨고 지방 주도의 관광 대전환을 주문했다. 전남도는 남해안을 수도권 중심의 관광 구조를 타파할 전략적 요충지로 설정하는 한편 천혜의 자원에 혁신적 콘텐츠를 입혀 대한민국 관광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관광자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남도가 내놓은 청사진은 단순한 관광 활성화 대책을 넘어선다.
문화 콘텐츠와 육·해·공 교통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남해안권 초광역 관광벨트'를 통해 남해안을 지중해에 비견되는 세계적 해양 관광지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다. 관광을 산업으로 확장하고 그 산업을 도시 경쟁력과 국가 브랜드로 연결하겠다는 대전환의 신호탄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연결과 확장'에 있다. 전남 영광에서 부산까지 이르는 700㎞ 해안선을 하나의 축으로 엮고 기존의 파편화된 관광 자원을 선과 면의 네트워크로 재편한다.
섬과 항구, 도시와 농어촌, 전통 유산과 현대적 문화공간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스치듯 지나가는 관광에서 '머무르는 체류형 관광' 구조로 전환하고 광역 단위의 통합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남해안으로 분산시켜 국가 균형 발전의 새로운 성장축을 형성하겠다는 국가적 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콘텐츠 전략 또한 선명하고 입체적이다.
전남도는 우선 이순신 호국 문화 관광벨트를 통해 남해안의 역사적 상징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가 남은 해역과 유적을 하나의 서사로 엮고 여기에 해전 체험 콘텐츠와 미디어아트, 교육 프로그램을 결합한다. 과거의 전장을 오늘의 문화 자산으로 승화시켜 역사와 관광이 공존하는 독보적인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화 산업 육성 역시 중요한 축이다. 노벨문학상의 토양이 된 남도 문화 자산을 기반으로 K-노벨문학센터를 건립해 문학과 관광을 결합하고 순천을 중심으로 웹툰·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K-디즈니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K-콘텐츠를 관광과 연계함으로써 단순 관람 위주의 관광을 넘어 창작과 소비가 공존하는 산업형 관광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공간 혁신의 또 다른 축은 '길'이다. 서남해안의 바다와 섬을 따라 이어지는 700㎞ 관광도로 '다도해 선샤인웨이'는 세계적인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육성한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이 길은 단순한 이동 통로를 넘어 그 자체로 목적지가 된다.
전남도는 전망대와 해양 레저 거점, 야간 경관, 지역 미식 자원을 이 길 위에 결합해 소비가 일어나는 관광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접근성 혁신도 병행한다. 고속도로와 철도·공항·항만을 아우르는 초연결 교통망을 구축해 전국을 2시간 생활권으로 묶는다는 목표다.
영암~광주 초고속도로와 고흥~광주 우주고속도로 등 도로망 확충, 전라선 고속철도와 경전선 KTX-이음 전철화 완성은 관광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다. 결국 관광의 완성은 접근성 위에서 실현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국제 행사 유치는 이 같은 비전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를 통해 섬과 해양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G20 정상회의와 COP33 등 초대형 국제 행사 유치에 도전함으로써 전남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제회의 역량과 관광 인프라를 결합해 남해안을 글로벌 담론과 문화가 교차하는 세계적 무대로 만들겠다는 접근이다.
전남도의 청사진은 결국 '남해안은 변방의 해안선을 넘어 세계인이 찾는 해양 문화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가'로 모아진다.
섬과 바다, 역사와 예술, 그리고 길과 철도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남해안은 더이상 지역 관광지에 머물지 않고 대한민국 성장의 새로운 엔진이 될 것이다.
호남일보 인터넷신문 관리자 기자 |








